서울 거리를 걷다 보면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걷는 것이 아니라 밀려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저 역시 그 ‘많음’에 한몫을 하고 있고, 제 주변에서 함께 길을 걷는 누군가는 저로 인해 불편을 느끼면 ‘사람 참 많다’며 한숨지을지도 모릅니다.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눈앞에 말로만 듣던 지평선과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질 때 그렇습니다. 밭 하나 크기가 우리네 웬만한 시골 마을만 하고, 그런 밭이 죽 이어져서 끝도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인이 없는 땅처럼 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땅도 참 많습니다. 함께 여행하던 친구가 차창 밖을 내다보며 혼잣말처럼 푸념을 늘어놓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넓은 땅에 사람도 없다니! 저 아까운 땅에 우리나라 사람들 와서 살라고 하면 안 되나? 땅도 개간해서 수익이 나니 지네들도 좋을 텐데!”

2017년도 정부 공식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면적은 100,339km²이고, 인구는 51,712,221명입니다. 인구밀도는 1km²당 약 515명입니다. 부속령과 자치지구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열다섯 번째로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지요. 그러면, 우리보다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어떤 나라들일까요? 인구밀도가 높은 최상위 열 나라를 보겠습니다. 여기에 사용한 인구밀도 자료는 월드뱅크 자료입니다.

10위 모리셔스

모리셔스

아프리카 동부 마다가스카르에서 동쪽으로 약 900km 떨어진 인도양에 있는 나라입니다. 16세기 말 네덜란드가 무인도였던 섬을 개발한 후 프랑스를 거쳐 영국의 지배를 받아오다가 1968년에 독립했습니다. 면적은 2,040km²이며 인구밀도는 1km²당 622명입니다. 영국에서 독립할 때 자생하기 힘들 거로 예측했지만, ‘모리셔스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정치와 경제 모두 안정적인 나라가 부상했습니다. 의료는 물론 대학까지 무상 교육을 시행하는 등 복지 수준이 상당히 높습니다. 전설적인 새 도도새의 서식지가 바로 이곳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상륙하기 전 그 섬에 서식하던 이 새는 천적도 없고 먹이도 풍부하여 날을 필요가 없어져 퇴화했고, 그 섬에 상륙한 사람들의 무차별 포획으로 멸종한 새입니다.

9위 나우루

In front of the Menen(CC BY-SA 2.0) by sean.kelleher1
In front of the Menen by sean.kelleher1, on Flickr

나우루라는 국명을 처음 듣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남태평양 솔로몬제도 북동쪽에 있는 나라로 오세아니아에 속해 있습니다. 면적이 21km²에 불과해 바티칸시국과 모나코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작은 나라이며, 인구밀도는 1km²당 652명입니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풍부한 인광석 수출로 부유한 나라였으나, 인광석이 고갈된 후 급속히 쇠락하여 지금은 타이완 등 여러 나라의 원조로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8위 바베이도스

바베이도스

바베이도스는 남미 베네수엘라 북동쪽 카리브해 끝자락에 있는 섬나라입니다. 1627년부터 영국의 지배를 받아오다 1966년에 독립했으며, 현재 영연방에 속해 있습니다. 면적은 431km²이고, 인구밀도는 1km²당 663명입니다.

7위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는 인도양 벵골만 가장 깊숙한 지역에 인도에 거의 둘러싸인 나라로, 영국의 지배를 받다가 인도와 파키스탄을 거쳐 1971년에 독립했습니다. 면적은 143,998km²로 우리나라의 약 1.5배 정도지만, 인구는 세 배가 넘어 인구밀도도 1km²당 1,252명입니다. 아열대와 열대성 기후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더운 나라 중 하나이며, 저개발 국가 중 하나입니다.

6위 몰타

몰타

몰타는 지중해 중앙,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남쪽에 있는 섬나라입니다. 지중해 중앙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오랜 세월 열강들의 지배를 받은 이 섬은 그 역사가 장구합니다. 기원전 4천 년 경 선사시대에 돌로 지은 신전과 유물들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우리 역사를 말할 때 반만년 역사라 하는데, 이보다 더 긴 역사를 지니고 있고, 게다가 그 흔적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곳이랍니다. 면적은 316km²로, 우리나라 강화도보다 약간 넓고, 인구밀도는 1km²당 1,367명입니다.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에 수 많은 유적과 아름다운 경치로 인해 해양 연중 휴양지로 유명합니다.

5위 몰디브

몰디브

몰디브는 인도양 스리랑카 남서쪽에 1,190여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섬나라입니다. 오랜 기간 포르투갈과 영국의 식민지배를 거쳐 1965년에 독립하여 영연방으로 머물다가 2016년에 영연방에서 탈퇴했습니다. 1,190개의 섬이라지만, 전체 면적이 298km²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며, 인구밀도는 1km²당 1,426명입니다. 국토 평균 해발고도가 2.5m에 불과한 몰디브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2100년경에는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몰디브 정부는 이런 상황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통령과 각료들이 잠수복을 입고 바다에 들어가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에 서명하여 코펜하겐 기후변화총회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4위 바레인

바레인

바레인은 페르시아만에 있는 작은 섬나라로, 오랜 식민지 시대를 거쳐 2001년에 헌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왕권을 행사하는 입헌군주제를 선포했습니다. 면적은 서울보다 약간 넓은 770km²이며, 인구밀도는 1km²당 1,848명입니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지정한 이슬람국이지만 다른 이슬람 국가들과는 달리 자유롭게 술을 팔고 살 수 있는 등 개방적입니다. 최근 근해에서 대규모 유전을 발견했답니다.

3위 바티칸 시국

바티칸 시국

바티칸 시국은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도시국가로,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통치하는 신정국가입니다. 영리 목적의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이며, 관광 수입과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헌금으로 유지합니다. 유엔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권국가로서 대부분의 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면적은 0.44km²이며, 2015년 추정 인구는 약 천명으로 인구밀도는 1km²당 약 2,270명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성직자와 교황청 관련 직원들입니다. 추정 인구는 바티칸 시국 시민권을 받은 사람 수이며, 그들 중 상당수가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살고 있어 실제 인구밀도는 이보다 낮다고 합니다.

2위 싱가포르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말레이반도 끝에 있는 섬나라이며 도시국가입니다. 면적은 우리나라 서울 면적보다 약간 넓은 718.3km2이고 인구는 서울 인구의 절반 정도이며, 인구밀도는 1km²당 7909명입니다. 하지만, 이 작은 나라의 생활 수준은 구매력 평가에 따른 1인당 GDP가 약 8만 8천 달러에 달할 정도로 상당히 높고, 1인당 외환 보유고도 습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생활비가 많이 드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1위 모나코

모나코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는 모나코입니다. 모나코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공국으로, 바티칸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면적이 작은 나라입니다. 면적은 1.95km2이고, 인구밀도는 1km²당 19,250명입니다. 축구팀 AS 모나코 FC와 레이싱 경기인 모나코 그랑프리 포뮬러1으로 더 잘 알려진 나라이고, 장 프랑수아 모리스의 감미로운 나래이션이 담긴 ‘모나코 너무나 더운 28도 그늘’의 바로 그 ‘모나코’입니다.

타이완 (대만) – 중화민국

타이완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 10위 권에 타이완(대만)도 있습니다. 면적은 35,980m2이고, 인구는 약 2,350만입니다. 인구밀도는 1km²당 약 650명으로, 9위 나우루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타이완은 아직 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로 인정받지 못한 나라입니다. 장제스가 마오쩌둥의 중국 공산당을 피해 정부를 타이완섬으로 옮긴 초기에는 상당히 많은 나라가 타이완과 외교 관계를 맺었지만, 지금은 상당수가 중국과 수교하고 타이완과는 단교한 상태입니다.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의 입김 때문이지요.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 초기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199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지금은 정식 외교 관계가 아닌 대표부만 있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