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웰빙을 말하며 서구 복지 국가들을 부러워했고, 그런 부러움 속에 열심히 일한 결과 이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내 총생산으로 치면 세계에서 서른 번째쯤에 있다. 그러면서 힐링을 말했다. 힘이 드니까. 쉬고 싶으니까. 멈추고 싶을 때 멈춰도 되는 자유를 꿈꾸며 말이다.

모든 직장인의 꿈이 있다. 현재의 직장이 아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일과 놀이가 하나인 듯 따로인 듯 그렇게 어울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른손으로는 일의 손을 붙잡고 왼손으로는 놀이의 손을 잡고 빙글빙글 춤을 추듯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다. 이 땅에서 사는 모든 이들이 주당 40시간의 노동으로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유럽 국가 워라밸

영국의 신용평가사인 TotallyMoney는 유럽 각국의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평가한 자료를 내놓으며 이렇게 말한다. “근무 일에 자유 시간을 얻는 데 불편을 겪으시나요? 업무 시간이 너무 길어서 가족/친구들과 함께할 시간이 적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스칸디나비아로 향하는 것이 어떨까요?”

도대체 그 나라는 어떻길래 그럴까? 유럽에서 워라밸이 가장 좋은 나라 열 나라를 소개한다.

참고로, OECD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 시간은 2,069시간으로, 35개 회원국 중에서 멕시코(2,255시간) 다음으로 낮은 34등이다(우리나라 바로 뒤에 있는 코스타리카는 회원국이 아님).

10위 벨기에

벨기에

유엔에서 내놓은 ‘2018년 행복 보고서’는 ‘더 행복하려면 더 행복한 국가로 이민하라’고 조언한다. 그런 국가 중 하나가 벨기에다. 노동자가 하루에 누리는 자유 시간이 무려 8.6시간이란다. 하루 업무시간은 7.4시간으로, 자유 시간이 업무 시간보다 많다. 잠자는 시간도 하루 7.2시간. 연간 업무시간은 1,551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일곱 번째로 적다. 이 나라는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겨 가족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다고.

9위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의 직장에는 다른 면이 있다. 직장의 업무 시간은 대개 오전 여덟시에서 오후 5시까지인데,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을 권장한단다. 연간 업무시간은 1,601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아홉 번째로 적다. 이 나라를 선택한 이민자 80%가 전보다 워라밸이 더 좋아져 만족한다고.

8위 독일

독일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법으로 업무시간을 규제하고 있다. 대부분 상점이 오후 6시면 문을 닫고, 일요일에는 열지 않으며, 주당 48시간 이상 일을 할 수 없고,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도 일할 수 없다. 연간 업무시간은 1,36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적다.

7위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룩셈부르크 역시 일요일에 일해서는 안된다. 물론 시설 유지 관리나 보안 업무는 예외. 이 나라 사람들은 잠자는 시간도 하루 평균 7.2시간이며, 공휴일 외에 유급 휴가도 연간 5주가 보장된다. 연간 업무시간은 1,512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여섯 번째로 적다.

6위 스페인

스페인

한 달 수입은 평균 1,718유로 (약 2,063 USD)로 상위 10개국 중에서 가장 낮다. 하지만 워라밸은 물론 생산성도 높은 나라다. 상위 열 나라 중 프랑스와 함께 여가 시간이 가장 많으며, 낮잠 시간(씨에스타)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간 업무시간은 1,695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열다섯 번째로 적다.

5위 프랑스

프랑스
프랑스는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하루 휴식 시간이 9.3시간으로, 여가와 휴식 시간이 가장 긴 나라 중 하나다. 그래서 여기저기 카페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듯. 프랑스는 업무가 끝난 후에는 직장에서 보내는 이메일을 보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법을 도입했다. 연간 업무시간은 1,472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다섯 번째로 적다.

4위 핀란드

핀란드
일과 시간만 보면 핀란드의 업무시간은 다른 국가들과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끝나니까. 하지만 핀란드는 다른 나라 직장인보다 더 긴 하루 1~2시간의 점심시간을 갖는다. 연간 업무시간은 1,653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열한 번째로 적다.

3위 네덜란드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유급 공휴일은 연간 9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것은 불평 거리가 되지 못한다. 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30.3시간에 불과하니까. 이 외에도 해마다 20일의 유급 휴가와, 부모 모두가 쓸 수 있는 양육 휴가 등 다양한 휴가가 마련되어 있다. 연간 업무시간은 1,430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네 번째로 적다.

2위 스웨덴

스웨덴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스웨덴, 일과 생활이 어우러져 있는 그네들의 삶은 fika(피카, 커피 브레이크)에서도 드러난다. 우리 남자들이 이래서 한 잔, 저래서 한 잔, 기분 좋아 한 잔, 울적해서 한잔하듯, 스웨덴 사람들은 피카를 즐긴다. 이것은 일터에서도 마찬가지. 서서히 늘어지는 11시쯤에 피카가 있다. 이런 워라밸 문화는 연간 14일의 유급 공휴일과 무려 16개월의 양육 휴가로 이어진다. 스웨덴의 연간 업무시간은 1,621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열 번째로 적다.

1위 덴마크

덴마크

잠자는 데 7.1시간, 일은 6.6시간, 쉬는 시간이 8.8시간인 나라, 워라밸이 일등인 덴마크의 하루 일과표다. 연간 업무시간은 1,410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적다. 이 나라는 유엔 자문기구인 ‘지속가능 발전 해법 네트워크(SDSN)’에서 내놓은 ‘2018년 행복 보고서’에서 3위를 차지했고, U.S.News & World Report에서 내놓은 ‘2018년, 삶의 질이 가장 좋은 국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런 나라에 가면 일이 놀이인 듯 놀이가 일인 듯 일과 놀이가 어우러져 춤 추는 것을 볼 수 있을까? 덴마크는 ‘휘게의 나라’다. 가정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일터를 즐거운 곳으로 가꾸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기에 출산 전후 출산 휴가는 물론 양육 휴가도 최고 수준이다. 덴마크는 이런 일상의 행복감을 ‘휘게’라는 단어에 담는다. ‘휘게 합니다. 휘게 하세요!’